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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한 남자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술을 선택한 이유 (찰스 스트릭랜드, 예술을 위한 희생, 예술과 죽음, 질문)

by zziny02 2025. 3. 2.

책 "달과 6펜스"의 표지 사진.

 

윌리엄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는 한 남자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술을 선택한 이유를 탐구하는 소설이다. 이 작품은 프랑스 후기 인상파 화가 폴 고갱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쓰였으며, 안정된 삶과 예술적 열망 사이에서 인간이 내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다룬다.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는 성공한 런던의 주식 중개인이지만, 돌연 가족과 사회적 지위를 내던지고 그림을 그리기 위해 타히티로 떠난다. 그의 선택은 비상식적이고 이해하기 어렵지만, 예술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예술가의 삶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달과 6펜스』는 예술적 열정과 인간관계의 충돌을 통해, 우리가 꿈과 현실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묻는 작품이다.

1.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난 남자, 찰스 스트릭랜드

소설의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는 처음에는 평범한 중산층 남성으로 보인다. 그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고 있으며, 가정에서도 큰 불만 없이 살아간다. 그러나 어느 날, 그는 돌연 모든 것을 버리고 프랑스로 떠난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그는 그림을 그리고 싶기 때문이다.

스트릭랜드의 선택은 주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다. 그의 아내는 그를 붙잡으려 하고, 친구들은 그를 설득하려 한다. 하지만 스트릭랜드는 어떤 설명도, 후회도 없이 자신의 길을 간다. 그는 돈도 없고, 그림에 대한 정식 교육도 받지 않았지만, 오직 강렬한 내적 충동만으로 예술을 향해 나아간다. 그의 행동은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예술에 대한 순수한 열망을 보여준다.

이러한 극단적인 선택은 독자들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안정된 삶을 유지하면서도 꿈을 좇을 수 있을까? 혹은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버려야만 하는가? 스트릭랜드의 행보는 우리가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2. 예술을 위한 희생과 인간관계의 단절

스트릭랜드는 예술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다. 그는 가정을 버리고, 가난과 질병을 감수하며, 인간관계조차 철저히 단절한다. 그의 예술적 열정은 그 어떤 감정보다도 우선하며, 이는 종종 잔인할 정도로 냉정한 태도로 나타난다. 그는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에게 감사하지 않으며, 타인의 감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심지어 자신을 헌신적으로 사랑했던 여성마저도 그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러한 모습은 독자들에게 불편함을 안긴다. 우리는 흔히 예술가를 천재적이지만 동시에 인간적인 존재로 상상한다. 그러나 스트릭랜드는 인간적인 정을 거부하며, 오직 예술만을 추구한다. 그의 행동은 비도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예술이란 무엇인지, 예술을 위해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소설은 이러한 갈등을 통해 "예술가는 반드시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스트릭랜드의 선택은 극단적이지만, 그의 행동을 완전히 부정할 수만은 없다. 그는 진정으로 예술을 사랑했고, 자신의 예술을 완성하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졌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그는 인간관계를 파괴했고,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주었다. 이는 예술과 인간성 사이의 불가피한 갈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3. 타히티에서 완성된 예술, 그리고 죽음

스트릭랜드는 결국 프랑스를 떠나 타히티로 향한다. 이곳에서 그는 완전히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원주민 여성과 함께 살면서 그림을 그린다. 타히티의 자연은 그의 작품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며, 그는 이곳에서 자신만의 예술을 완성한다. 그러나 그의 삶은 끝내 비극적으로 마무리된다. 그는 나병(한센병)에 걸려 점점 쇠약해지고, 결국 고립된 채 죽음을 맞이한다.

그의 마지막 작품은 그의 집 벽에 그려진 거대한 벽화였다. 하지만 그는 죽기 전, 그 그림을 아무도 보지 못하게 하라고 요청했고, 결국 벽화는 파괴된다. 이 장면은 예술의 본질에 대한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스트릭랜드에게 예술은 단순한 성공의 도구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이 인정받기를 바라지도 않았으며, 예술을 통해 명성을 얻으려 하지도 않았다. 그에게 예술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었고, 남들에게 평가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이러한 태도는 오늘날 우리가 예술을 바라보는 방식과 대비된다. 우리는 종종 예술을 경제적 가치나 명성의 척도로 판단하지만, 스트릭랜드는 예술을 그런 방식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오직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충동을 따라 작업했으며,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이는 예술의 순수성과 본질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며, 독자들에게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든다.

4. 『달과 6펜스』가 던지는 질문

『달과 6펜스』는 단순한 예술가의 일대기가 아니다. 이 소설은 우리가 현실 속에서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안정된 삶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꿈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것인가? 스트릭랜드의 이야기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극단적인 예시를 보여주며, 독자들에게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또한, 이 작품은 예술과 인간성의 관계를 깊이 탐구한다. 우리는 예술가의 천재성을 동경하면서도, 그들이 인간적인 결함을 가질 때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소설은 예술과 인간성이 반드시 조화를 이뤄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스트릭랜드는 예술을 위해 모든 인간적 관계를 포기했지만, 그의 예술은 분명 순수하고 강렬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결론

『달과 6펜스』는 예술과 현실, 인간관계와 창작의 갈등을 다룬 강렬한 작품이다. 찰스 스트릭랜드는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술을 선택했으며, 그의 선택은 비난받을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순수한 예술적 열망의 표본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예술이란 무엇인지, 우리는 어떤 가치를 따라 살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들며, 꿈과 현실 사이에서 우리가 내릴 수 있는 선택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달(이상)'을 좇으면서도, 현실 속에서 '6펜스(안정된 삶)'를 움켜쥐려 한다. 그러나 과연 두 가지를 모두 가질 수 있을까? 『달과 6펜스』는 그 질문을 던지며, 독자들에게 자신의 삶에서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답을 찾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