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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인간과 기술의 경계에서 삶을 고민하는 당신에게

by zziny02 2025. 3. 5.

책 '작별인사'의 표지 사진.

 

김영하의 『작별인사』는 인간과 기술의 경계에서 삶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깊은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이 작품은 단순한 SF 소설이 아니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경계, 기억과 정체성, 그리고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담고 있다. 김영하는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서정적인 문체로,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삶과 죽음,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다. 『작별인사』는 단순한 미래 사회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인간성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섬세하게 탐구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사색의 시간을 제공한다.

1.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 우리는 어디까지를 인간이라 부를 수 있을까?

『작별인사』의 가장 흥미로운 요소는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탐구하는 방식이다. 주인공은 어느 날 자신이 더 이상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인간으로 살아왔지만, 어느 순간부터 인간과 동일한 기억을 지닌 기계적 존재가 되어 있다. 여기서 소설은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과거에는 인간을 구별하는 기준이 명확했다. 하지만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는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사고방식을 모방하고, 감정을 학습하며, 기억을 저장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인간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인간성을 결정하는 요소는 단순히 유전자일까, 아니면 경험과 기억일까?

김영하는 이 소설을 통해 인간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유동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과거 SF 소설들이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립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했다면, 『작별인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허물고 ‘인간다운 존재’가 무엇인지 깊이 탐구한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은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2. 기억과 정체성, 우리는 어떻게 자신을 정의하는가?

『작별인사』의 또 다른 핵심 주제는 기억과 정체성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신체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는 여전히 같은 사람일까? 우리는 보통 자신을 과거의 경험과 기억을 통해 정의한다. 하지만 기억이 조작될 수 있고, 신체가 바뀔 수 있다면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에 의해 유지되는 것일까?

소설은 이러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면서도, 그것을 감성적인 서사로 풀어낸다. 주인공은 자신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혼란을 겪고, 자신이 누구인지 끊임없이 질문한다. 하지만 그는 결국 인간이란 단순한 육체적 존재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정의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작별인사』는 기술적 상상력을 뛰어넘어,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품으로 자리 잡는다. 김영하는 복잡한 철학적 개념을 어렵지 않게 풀어내며,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주인공의 고민에 공감할 수 있도록 이끈다. 기억이 곧 자아를 형성한다는 개념은 기존 철학에서도 논의되어 왔지만, 김영하는 이를 서정적이고도 섬세한 방식으로 풀어내며 독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3. 감성과 이성이 공존하는 독특한 SF 이야기

SF 장르는 일반적으로 이성과 논리에 기반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작별인사』는 감성과 이성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방식으로 서술된다. 김영하는 기존의 SF적 요소들을 활용하면서도, 인간적 정서와 철학적 깊이를 동시에 담아낸다.

특히, 주인공이 겪는 감정적 혼란과 성장 과정은 SF적 설정 안에서도 매우 현실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기술이 발전하면 우리는 더 나은 존재가 될 것이라 기대하지만, 정작 그 기술이 우리의 정체성을 흔들어놓을 수도 있다. 『작별인사』는 이러한 딜레마를 감성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며, 독자들에게 과학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또한, 김영하 특유의 간결한 문체와 세련된 서사는 SF를 어렵게 느끼는 독자들도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복잡한 기술적 설명이나 지나치게 논리적인 서술 대신, 인물들의 감정과 철학적 사유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함으로써, SF를 잘 모르는 독자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4. 『작별인사』가 던지는 질문

『작별인사』는 단순한 SF 소설이 아니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떻게 자신을 정의하는가? 기술이 발달할수록 인간다움의 기준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김영하는 이러한 질문들을 단순한 철학적 논의가 아니라, 서사 속에서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결국 인간성이란 ‘어떤 존재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는가’에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작별인사』는 미래 사회에 대한 예측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점점 더 많은 것을 기계에 의존하게 되며, 인간의 본질에 대한 고민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 책은 그런 변화 속에서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결론

『작별인사』는 인간과 기술, 정체성과 감정을 탐구하는 철학적 SF 소설이다. 김영하는 단순한 과학적 상상이 아니라, 기술과 인간의 관계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릴 수도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 기억과 정체성, 그리고 감성과 이성이 공존하는 독특한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 소설은 SF를 좋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인간의 본질과 존재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작별인사』는 단순한 과학기술의 발전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인간다운 존재로 남을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작품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기술과 인간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