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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다시 읽는 『페인트』, 부모를 선택하는 시대가 온다면? (가족의 새로운 정의, 인간관계의 본질, 선택할 수 있는 가족, 가족이란 무엇인가?)

by zziny02 2025. 2. 27.

책 "페인트"의 표지 사진.

 

이희영 작가의 『페인트』는 부모를 선택할 수 있는 사회라는 설정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SF 성장 소설이다. 혈연이 아닌 계약과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가족이라는 개념 속에서, 아이들은 부모 면접을 통해 자신의 보호자를 선택할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선택의 자유가 과연 행복을 보장할까? 우리는 부모를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가족을 받아들이지만, 만약 선택할 수 있다면 관계는 더 단단해질까, 아니면 불안정해질까? 『페인트』는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가족의 의미와 인간관계의 본질에 대해 독자들에게 깊은 고민을 안겨준다.

1. 부모를 선택하는 사회, 가족의 새로운 정의

『페인트』의 가장 큰 특징은 부모 면접 제도를 운영하는 가상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이다. 이 사회에서는 아이들이 국가 시설에서 성장하며, 일정 연령이 되면 부모를 직접 선택할 기회를 얻게 된다. 기존의 가족 개념이 사라진 이 세계에서는 혈연이 아니라 계약과 선택이 가족의 기준이 된다. 이는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전통적인 가족 개념을 뒤흔들며, 가족이란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면 아이들은 더 행복해질까? 아이들에게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족을 만들 수 있을까? 표면적으로는 이상적인 시스템처럼 보이지만,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이 과정이 결코 간단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부모를 면접하는 아이들은 단순히 경제적 조건이나 안정성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자신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인지 고민하게 된다. 이는 우리가 인간관계를 맺을 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단순한 조건이 아니라 감정적 교류와 신뢰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이 사회에서는 부모 또한 아이들에게 선택받기 위해 면접을 봐야 한다. 이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대등한 관계로 설정하며, 기존의 부모-자식 간 권력 구조를 뒤집는 역할을 한다. 부모의 역할이 단순한 보호자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신뢰받고 선택받아야 하는 존재로 바뀌는 순간, 가족이라는 개념은 단순한 책임이 아니라 관계의 결과물로 변화한다. 『페인트』는 이러한 독창적인 설정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점점 변화하고 있는 가족의 의미를 탐구하며, 혈연 중심의 가족 개념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가능할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2. 부모 면접을 통해 드러나는 인간관계의 본질

부모 면접이라는 설정은 단순한 SF적 상상력이 아니라, 우리가 현실에서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우리는 종종 첫인상과 외적인 조건만으로 상대를 판단하고, 관계를 맺기 전에 철저하게 서로를 평가하려 한다. 부모 면접이라는 과정은 이런 인간관계의 단면을 극대화하여 보여준다. 면접을 보는 부모들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들의 말과 행동 속에는 가식적인 요소가 섞여 있기도 하다. 아이들은 이러한 가식과 진정성을 구별하려 애쓰며, 부모의 진심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한다.

주인공 제나는 부모 면접을 앞두고 고민에 빠진다. 어떤 부모가 자신에게 적합한지, 그리고 부모라는 존재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질문이 끊임없이 머릿속을 맴돈다. 그의 고민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단순히 가족이라는 관계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서 신뢰와 진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다. 현실에서도 우리는 직장, 친구, 연인 관계 속에서 진정성 없는 만남을 경험하며, 때때로 관계 속에서 실망을 겪는다. 『페인트』는 부모 면접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통해, 인간관계의 본질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작품은 또한 부모 면접 제도가 갖는 부작용도 섬세하게 드러낸다. 부모가 아이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부모를 선택하는 사회에서는 아이들에게도 엄청난 책임이 따른다. 잘못된 선택을 하면 어떡하지? 내가 원하는 부모는 과연 나를 선택할까? 선택의 과정은 곧 불안과 고민으로 이어지며, 이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우리가 현실에서 관계를 맺을 때 느끼는 불안과 기대를 반영하며,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지 다시금 질문하게 만든다.

3. 선택할 수 있는 가족, 우리는 정말 행복해질 수 있을까?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면 우리는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페인트』는 이 질문에 대해 단순한 대답을 내놓지 않는다. 오히려 선택의 자유가 반드시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부모를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서, 모든 아이들이 원하는 부모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완벽한 부모란 존재하지 않으며, 아이들의 기대와 현실 사이에는 여전히 차이가 존재한다.

부모 면접 제도가 실현되면, 아이들은 이상적인 부모를 꿈꾸지만 결국 현실은 다르게 흘러간다. 부모 후보들은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관계가 변할 수도 있다. 또한, 부모가 아이를 선택하지 못하는 구조 속에서 부모들 역시 선택받지 못할까 봐 두려움을 느낀다. 이는 인간관계 속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불안과 연결되며, 관계의 본질이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임을 강조한다.

4. 『페인트』가 던지는 질문 – 가족이란 무엇인가?

가족은 혈연으로 이루어지는가, 아니면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가? 『페인트』는 이 질문을 던지면서도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독자들에게 스스로 가족의 의미를 고민하게 만든다. 우리는 가족을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받아들이지만, 만약 가족을 선택할 수 있다면 그것이 더 나은 관계로 이어질까?

현대 사회에서 가족의 개념은 점점 변화하고 있다. 비혼 가정, 입양, 위탁 가정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하며, 혈연만으로 가족을 정의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페인트』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며, 가족이란 반드시 혈연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선택으로 이루어진 가족이 더 단단할 수도 있고, 반대로 더 불안정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선택 그 자체가 아니라,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노력임을 작품은 조용히 말하고 있다.

결론

『페인트』는 부모를 선택할 수 있는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가족의 의미와 인간관계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부모 면접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우리는 선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며, 가족이 단순한 혈연이 아니라 신뢰와 감정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선택이 반드시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관계의 본질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메시지는 독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자신이 생각하는 가족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관계 속에서 진정성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된다. 부모를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우리는 정말 행복해질 수 있을까? 『페인트』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을 독자들에게 맡긴다.